수도권의 한 대학 특강 때 있었던 일이다. 강의에 참석한 학생이 딱 한 명이었다. ‘세상에, 이게 뭔 일이래’ 싶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크리스마스이브 전날인데도 강의에 참석해준 그 여학생이 고맙기도 했다. 한 명이라도 좋으니 열심히 교육하자고 마음먹으며 준비해온 노트북을 꺼내들었다.
여학생의 이름은 나환상이었다. 우리는 통성명을 하고 ‘성격 이해를 통한 자기이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일대일 대화 형식으로 강의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썰렁했는데 열정적으로 이야기에 빠져들어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고 있었다.
어느새 마칠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질문이 있냐고 묻자 그녀가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렇게 질문과 응답이 오고 가면서 예정된 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나환상 양이 영 일어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 뭔가 할 말이 있는데 못 꺼내는 눈치였다.
내가 말했다.
“괜찮으니 편하게 이야기 해봐요.”
그러자 그녀는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교수님. 요즘 들어 자꾸 딴 생각이 나요.”
“무슨 생각?”
“저기… 음, 그러니까 야한 생각이요…. 저 이상하죠?”
(Daum 이미지 검색 '야한 생각' 결과 화면 캡쳐)
와, 대략난감! 나는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음, 잘못된 건 아닌걸. 솔직히 나도 학생 나이 때는 그런 생각 많이 했으니까. 그때는 여자만 보면 ‘이 친구랑 결혼하면 어떨까’ 생각하곤 했거든. 그거랑 비슷하지 않을까?”
“아, 교수님도 그런 생각하셨어요…? 그런데 교수님, 저는 좀 심해요. 한번은 전공 교수님이 어떤 이야기 줄거리를 말씀하시고는 그 다음은 각자 방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해보라고 하셨는데요. 저는 등장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성관계로 끝을 맺었거든요.
그 교수님이 몇 몇 학생들의 리포트를 읽으셨는데요. 그런데 하필이면 제 글을 소리 내서 읽으시다가 막판에 가서는 얼굴이 벌게지시더라고요. 친구들 분위기도 장난 아니었어요. 사실 저는 괜찮은 마무리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그때 제 성적 환상의 강도가 남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남학생도 아닌 여학생이다. 그러니 그 교수가 느꼈을 당혹감을 나도 이해할 것 같았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는 다시 말했다.
“솔직히 말해 나도 대학교 때는 성적 환상이 심했지. 그럴 때는 샌드백을 두 시간씩 두드리면서 마음을 다스리곤 했어. 나환상 양도 운동해서 땀을 흘리거나 조금 더 가치 있는 일을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연애 판타지 소설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럴 수도 있으니 독서 취향도 한번 바꿔보는 게 좋겠지.
그렇다고 성적 환상 자체는 나쁜 게 아니니 자신을 책망할 필요는 없어.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했으니 그 경험을 글로 써보는 것도 좋겠는데. 성적 에너지를 건전한 에너지로 변환시키면 꿈을 이루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그런 면에서 가능한 한 자신에게 빈틈을 주지 않도록 바쁘게 움직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
나환상 양과 이야기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고 식은땀이 흘렀다. 그러나 과연 야한 상상을 많이 한다고 이 여학생을 비난할 수 있을까. 오히려 난감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잘못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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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 글을 이용해서 포스팅할까 했었는데...ㅎ;
2010/08/23 07:16야한 생각을 0.1%도 안하는 건 무리라고 봐요.
하지만 자신의 일을 하다보면 결국 그럴 생각을 할 여유도 없어지더군요
미쿠루님의 방식으로 글을 한 번 써주세요^^
2010/08/23 08:08어 이거 저번에 본것 같은데...
2010/08/23 07:26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가봐요!!! 오호...
여자도 사람인데 되려 안하는게 이상한게 아닐까 싶어요..
앗, 제가 올렸던 글인가하고 몇 번 훑어봤는데 올린 글은 아니네요^^ㅎ
2010/08/23 08:116살짜리가 야한 생각난다고 한 글이 있고 또 다른 글이 하나 있었는데 다른 글이네요^^ㅎ
데쟈뷰 현상^^ㅋㅋ
제가 보기에는 평범한 젊은이의 심리적 현상인것 같은데요...
2010/08/23 07:41그러고보면 성적인표현에도 남여차별이 있다는게 웃기는것 같아요..그놈의 한국적 무슨사상때문에..
그래도 요즘은 너무 개방적이라 문제가 되고....
남녀에 상관없이 성적 상상이 있기는 한데, 유전학적으로 보자면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많긴 하답니다^^ㅎ
2010/08/23 08:11피 끓는 젊음이라~~
2010/08/23 07:52이렇게 이해할까요?
사람마다 차이가 있긴 하겠지요?
그럼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젊은 사람일수록, 그중에 남자일수록 심하긴하죠^^
2010/08/23 08:12더러 일어나는 일이 아닌가 생각되네요.ㅎ
2010/08/23 07:54그렇죠^^ㅎ
2010/08/23 08:12상상이야 문제될 거 있나요.
2010/08/23 08:02그 상상을 잘못된 방향으로 현실화 시켜버리는게 문제겠죠.
그렇죠. 상상도 못한데서야^^
2010/08/23 08:16마광수 교수님이 기억나네요. 마교수님은 그런 학생을 아주 좋아하셨을텐데...;;;싶네요.
2010/08/23 08:07여학생 남학생을 떠나 그런 질문에 대부분이 당혹스러워했을 듯 싶은데...암튼 여러가지로 난감.;;;ㅎ
그러고보니 요 질문은 마교수님이 해결해주셨어야 할 문제다 싶네요^^ㅎ
2010/08/23 08:17요즘 학생들은 너무 솔직담백한가 봐요?
2010/08/23 08:14생각도 말도 거침이 없어요.
잘 지내셨어요?
구독하고 즐겨찾기 합니다.
아주 솔직 담백하고 거침이 없답니다^^ㅎ
2010/08/23 08:17야한 사진 검색 결과에 코푸는 아가씨는 왜 떳을까요
2010/08/23 08:17전 그게 더 궁금해 지는데요..ㅋㅋ
여학생들이 남학생 못지 않게 용감해 지는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왜일까 궁금^^
2010/08/23 21:34이미지 결과에 검색된 화면이라,,,
성을 무조건 감추려고만 했던 기존의 사회인식이 조금씩 탈피하는건 아닌가 싶어요. 요즘 여학생들 정말 자기표현 서슴없이 하고 당차더라구요. 오히려 이런건 긍정적으로 봐요 ^^
2010/08/23 08:51기성 세대들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 있는데 분명히 더 당당해진 것 같아요^^ㅎ
2010/08/23 21:34요즘 여학생들도 남학생 못지 않게 용감하군요 ㅋ
2010/08/23 08:57잘읽고 갑니다
네, 어떤 면에서는 남학생보다 더 용감하다는^^ㅎ
2010/08/23 21:35세상이 그만큼 달라졌다는 것인지
2010/08/23 09:11아님 성에 대해 노골적으로 변했다는 것인지
참 ~ 난감하네요..ㅎ
한주간도 행복하시고요
그렇게 생각 드실 수도^^ㅎ
2010/08/23 21:35여학생과 교수님 단둘이... 이거 여학생이 딴생각 한거 아닌가요?? ㅎㅎㅎ 넝담!!
2010/08/23 09:14활짝 *^____^* 웃는 한주 되세요!!
덕분에 식은 땀 흘렸습니다-_-;;;ㅋ
2010/08/23 21:36저같은 경우 1시간에 1번꼴로 나는 것 같아요 ㅎㅎ피끓는 젊음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2010/08/23 09:39ㅋㅋㅋ, 저도 혈기왕성했던 젊은 날에는 그랬었던 듯^^
2010/08/23 21:37책에서 재밌게 봤던 부분 중 하나네요. 뭐 생각이 날 수도 있지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모든 사람이 야한 생각이 난다하여 성범죄자가 되거나 변태인건 아니니 말이죠..
2010/08/23 09:55그렇죠. 사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자연스러울 수도 있는 것인데,,,
2010/08/23 21:37하하하
2010/08/23 10:18상황을 생각 하면 ......
식은땀이
그렇죠^^완전 홍조빛 얼굴로 달아올랐다는-_-;;;ㅋ
2010/08/23 21:38가장 빠르고 쉽게 설명할수 있는 단어가 있죠.
2010/08/23 10:29'본능' ㅡㅡ;;
젊은 학생에게 진지하게 저런 질문 받으시면 참 난감하겠네요.
맞아요. 진지한 질문이라 더 당혹스러웠던 듯-_-;;;ㅋ
2010/08/23 21:39요즘 학생들이 용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2010/08/23 11:18저라면 만약 상상한다해도.. 질문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요.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것..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색하지만요. ^^
30대 넘어가는 여성들이라면 또래 끼리만 이야기하겠죠^^
2010/08/23 21:40ㅎㅎ 그 때 상황에서는
2010/08/23 12:30상당히 당황하셨을 거 같아요 ㅎㅎ
그 여학생,
그래도 굉장히 용기있네요...
전 아마 그랬어도 속으로만 생각했을 텐데.. ㅎ
요즘은 사람들이 저만 보면 어떤 고민이든 고민을 털어놓고 싶어해요-_-;;;;ㅋ
2010/08/23 21:41아~ 저도 저런 질문을 말하는 상황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2010/08/23 16:58우리는 너무 숨기려고만 하기에, 외려 바람직하지 못한 생각을 하게 되는 거겠죠...
어떤 면에서는 더 개방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개방되지 못해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죠^^
2010/08/23 21:41저 사건만 봐도 학생들로부터 얼마나 존경을 받고 계신지 바로 느껴지는군요..
2010/08/23 18:56저런 상담은 존경하지 않으면 못하는거죠..^^
ㅋㅋ, 존경보다는 학생들이 저를 아주 만만하게 생각해요^^
2010/08/23 21:44제가 편해서 그런지 저를 보면 그냥 친구나 선배처럼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ㅋ
감사^^ㅎ
인간의 역사는 금기의 역사인데,
2010/08/23 21:47성이라고 하는 것을 자꾸 억누느려고만 하니
다른 쪽에서 튀어 나오려고 애쓰는게 아닐까요? ㅎㅎ
환상을 운동으로 풀어라.
2010/09/15 12:07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킨제이 보고서 영화 장면이 생각나네요.
뿌~~~~응``` 뿌~~~~~~으~~~~~~~윽 *(^-^)* ㅋㅋㅋㅋㅋ
2010/10/30 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