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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등학교에만 왕따가 있을까? 아니다. 어른들 사이에도 있다. 어른들 사회에도 무리에서 외롭게 떨어져 어쩔 수 없이 동굴 속으로 쫓겨나는 이들이 있다. 이제 왕따는 어린아이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미래와 관련된 문제다. 나이가 들어서까지 ‘왕따 그림자’에 시달려서야 되겠는가. 어느 날 ‘왕친구’라는 대학생이 이런 고민을 털어놓았다.


“저는 친구들과 두루두루 친한 편이거든요. 그중에 A라는 친구가 있는데 문제가 좀 생겼어요. 다른 친구들이 A라는 친구를 싫어해서 그를 만나지 말라고 합니다. 갈등이 돼요. 고민 끝에 그래도 친구인데 A를 따돌릴 수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럼에도 머리로 생각한 것과는 달리 제가 A를 따돌리고 있더군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많은 학생들이 이 상황에 대해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개진했다. 그런데 의외로 비슷한 왕따를 경험한 친구들이 많았다. 피해자인 경우도 있었고 알게 모르게 가담했던 가해자의 경우도 있었다.


그중에 아주 심각한 폭력 사태를 겪고 나서 정신병원에서 요양까지 했던 학생이 있었는데 다행히 그는 그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한다. 다만 마음속에 사람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자리 잡게 됐다고 고백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내가 상담을 의뢰한 학생에게 질문을 던졌다.

“고민을 하게 되는 이유가 뭘까? 솔직하게 말해 두려운 게 뭐지?”


그는 내 질문에 멈칫거리더니 혹시나 자신에게 돌아올지도 모를 피해가 무섭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자신도 모르게 친구를 왕따 시키게 된 것도 결국은 자기도 친구들 무리와 떨어지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던 셈이다.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인간은 근본적으로 무리 속에서 살아가기를 원한다. 혼자보다는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것을 편하게 여긴다.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사회에서나 어디에서나 만나는 그룹을 형성한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을 의도적으로 그룹에서 소외시키는 경우다. 그렇게 그룹으로부터 고립된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로서 많은 불이익을 겪게 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왕친구 군처럼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왕따에 가담하는 경우도 있다. 즉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오히려 집단 따돌림을 당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때 집단 따돌림에 가담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집단 소외를 당한 사람이 품게 되는 정신적 상처다. 학교나 직장을 그만두거나 심지어 삶의 의욕을 잃고 극단적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따돌림으로부터 벗어난 뒤에도 평생 타인에 대한 불신을 품고 살아가게 된다. 한 개인에게 벌어진 문제가 종래에는 크게 자라나 사회적인 불신과 무관심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것이다.


가장 용기 있는 행동은 설사 내가 좀 피해를 입어도 힘들어하는 상대를 포용해주는 것이다. 아니 드러나게 옹호할 수 없다면, 적어도 집단으로 따돌리는 행동에는 가담하지 않아야 한다. 

 

때로는 너무 잘나도 왕따를 당한다. 일전에 어떤 모임에서 한 유명인사의 고등학교 동기생을 만난 적이 있다. 그로부터 들어보니 성공한 그 유명인사 친구가 동문회에 코빼기도 안 보이는 바람에 동문들 사이에서 왕따가 되었다고 한다. 시기와 질투에서 비롯된 착각이 아닐까. 동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다는 게 과연 합리적인가.


이처럼 성숙한 40-50대들조차도 그 내면에는 알게 모르게 집단 문화가 남아 있다. 특히 대한민국 사회는 더 그렇다.
어른이 되어서도 집단에서 떨어진다는 게 여전히 두렵고도 무서운 일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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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누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민이라는 것이 늘 또 다른 고민을 양산하는 듯합니다
    왕따를 시키고, 그것이 왕따를 당할까봐 불안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답사 중입니다. 비가오네요^^

    2010.10.04 07:06 신고
  2. Mikuru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 너무나 공감이 가는 1인입니다

    2010.10.04 07:07 신고
  3. 시골아낙네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단문화~~~
    그것이 발전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었다고도 하던데...
    그로인한 피해들도 너무 많은것 같아요~
    중고등학생 아들만 둘을 두고있는 촌아낙은 이런 이야기 들으면
    늘 가슴이 철렁하고 걱정이 태산입니다^^

    비까지 내려서 날이 많이 쌀쌀하네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오늘 하루도 기분좋게 시작하세요~카리스마님^^*

    2010.10.04 07:14 신고
    • 따뜻한카리스마  수정/삭제

      저도 짖궂은 준영이 친구 몇 명이 준영이를 화장실까지 끌고가서 괴롭힌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스스로 해결하기를 기다렸는데 비교적 잘 해내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ㅎ

      2010.10.04 09:51 신고
  4. 펨께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보다는 집단을 좋아하는 우리 사회이기에 더욱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한 번만이라도 왕따 받는 사람의 심정을 생각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즐건 한 주 맞이하세요.

    2010.10.04 07:20 신고
    • 따뜻한카리스마  수정/삭제

      어떤 형식으로든 형성된 집단을 이어가려는 집단문화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0.10.04 09:53 신고
  5. 수우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아..진짜 왕따는 당하면 무섭지요 ㅠㅠ
    그리고 함께 공유할 수도 없어서 더 힘들죠
    에효.....;

    2010.10.04 07:21 신고
  6. 꽁보리밥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단내의 왕따 현상은 정말 심각한 문제죠.
    대부분은 정신적인 문제로 기인해 집단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많든데 지속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겠더라구요.

    2010.10.04 07:32 신고
  7.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0.10.04 07:47
  8. 옥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왕따는 문제여요....
    얼마전 저의 딸아이 반에서 남자아이가 왕따당했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너무 놀라서...그런거 하면 안된다고 야단쳤네요...
    저의 딸이야 왕따를 시킨것은 아니지만...아이들 분위기가 그러니까..
    그 친구에게 말을 잘 안하게 된다고 하더군요....에궁...

    2010.10.04 09:05 신고
    • 따뜻한카리스마  수정/삭제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준영이도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서 3,4명의 아이가 괴롭힘을 주는데 가능한 스스로 해결하도록 힘과 용기를 주었더니 그래도 비교적 잘 헤쳐나가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ㅎ

      2010.10.04 09:56 신고
  9. 최정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 옆으로 가면 자기도 왕따당하는것 당연한데.
    이것은 주위에 선생님들이나 지도교사들의 관심이 있어야 된다라는.
    그리고 이애들을 괴롭히는 우두머리와의 대화가 꼭 필요한듯 보입니다.

    2010.10.04 09:25 신고
  10. 하랑사랑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초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유난히도 친했던 친구가 왕따를 당했었습니다.
    그 친구랑 놀지 말라는 다른 친구들과 그 친구 사이에서 많이 힘들었었는데...
    비겁하게도 다른 친구들 앞에서는 그 친구와 멀리하다가 몰래 만났던 기억이 문득 떠오르네요.
    나이가 들면 그런 문화가 없어질까 했더니 보이지 않게 어디에나 존재 하더군요.
    우리 아이들도 이제 자라면 학교든 어디에서든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할텐데 걱정스러울때도 많더군요 ㅡㅡ;

    2010.10.04 11:32 신고
  11. 팰콘스케치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딸이 5살인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공부 잘 하는 딸보다
    친구들과 잘 노는 사회성 있는 딸이 되길 바래봅니다~!

    2010.10.04 11:40 신고
  12. small kidd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왕따당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저는 그냥 왕따시키는 그룹이랑도 그 친구랑도 잘 놀았어요.
    오히려 단 둘이 노는 일이 많았는데도 제가 왕따당하거나 그렇진 않았거든요...;;
    그런건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2010.10.04 12:05 신고
  13. 칼리오페  수정/삭제  댓글쓰기

    왕따....
    참. 예전부터 이건 문제였어요, 왕따 놀린다고 은따(은근히 따돌린다)니 전따(전체가 따돌린다)니
    하면서 더 놀리고.

    뭔가 확실한 대처 방법이 없으니 더 문제죠.

    거기다가 왕따인 친구한테 다가가고 싶어도 같이 왕따당할까
    두렵기도 하고..

    걱정이네요..

    글 잘읽고 가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0

    2010.10.04 12:35 신고
  14. 여강여호  수정/삭제  댓글쓰기

    왕따 당하는 친구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손....진정한 용기와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10.10.04 15:51 신고
    • Chie89  수정/삭제

      요즘세상은 그게 참 힘든 일입니다.
      초등학교 때 저희반에 전학온 여자애가 이유도 없이 왕따를 당하길래 그 애랑 집도 가까워서 친구하자고 먼저 다가갔는데, 덕분에 저한테도 왕따가 시작되서, 근 2년동안 (그애랑 다른반이 되고, 초등학교 졸업하게 될 때까지) 왕따가 됐던 적이 있었거든요.

      2010.10.04 18:36 신고
  15.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0.10.04 16:40
  16. 친구세라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 소설들과 개인적 경험들과 여러가지가 떠오르네요.
    특히 개인적으로 여중 여고에 대학교 까지 아동보육학과였던 지라
    동기들이 전부 여자였거든요.

    대학생이라고 해도 고등학교 때와 별반 차이가 없더라구요.
    끼리끼리 놀고 그룹에 못 낄까봐 전전긍긍.

    하긴 잠시 어린이집에서 일했던 적도 있었는데,
    어린이집 또한 거의 대부분이 여자들이여서 인지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그런게 존재하더라구요.

    제가 남녀공학은 초등학교 때 이후로 경험해 본적이 없어서
    여자들이 더 심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암튼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아직도 심한것 같더라구요. 오히려
    더한것 같기도 하구요.

    참 걱정스러우면서도 심란해지는 것 같아요.

    암튼 일단 저부터가 앞으로라도 혹시나
    그런상황이 생긴다면 용감해져야 겠죠^^

    2010.10.04 19:47 신고
  17. 꼬마낙타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 왕따뿐만 아니라 어른들 왕따도 정말 심한것 같아요..
    아이들의 경우는 겉으로 들어나지만 어른들의 경우엔 은연중에 일어나서
    더 스트레스 받는 경우도 있거든요 ㅎ

    왕따는 없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ㅜㅜ

    2010.10.04 19:51 신고
  18. 서로서로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은 뭘 몰라서라고 이해라도 하지..다 큰 어른들이, 그것도 직업이 교육자, 사회지성인, 교수집단이란 자들이 하는 조용하고 암묵적인 구분지음과 내침은 당해본 입장으로서 욕 나옴. 참으려고 참는 게 아니라, 정말 유치하고 치졸해서 어울리기 싫어 피하게 됨.

    2018.01.13 16: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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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상의 커리어노트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책 이야기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삶과 인생, 서른 번 직업을 바꾸며 성장해온 자전적기록과, 평범한 가장으로 살면서 겪고 느낀 삶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젊은이들의 고민해결사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데 일조하고픈 커리어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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